필리핀 마닐라에 K-기술 새기는 현대건설, 남부철도 4·5·6공구 건설 프로젝트, 2시간 교통지옥 - 30분이면 OK

[K-건설, 글로벌 헌터스]②현대건설 필리핀 남부철도 4·5·6공구 건설 프로젝트

[편집자주] 'K-건설'이 아시아와 중동 등 해외 건설현장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주택·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사이 해외에서는 K-건설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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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남쪽 도시 깔람바에서 수도까지 거리는 약 55㎞. 도로사정이 열악해 현재 자동차로 약 2시간이 걸린다. 이 구간을 잇는 남부철도가 완공되면 이동시간은 30분 이내로 줄어든다. 교통난 해소는 물론, 마닐라 도심으로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남부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마닐라 남부에서 깔람바까지 130㎞ 구간 중 세 개 공구(4, 5, 6공구)를 맡았다. 총 연장 31.5㎞ 고가교 철도를 세우고 정거장 9개소를 짓는 공사다. 부지면적 19만㎡에 달한다. 도심 주거지와 농지, 기존 철도 부지를 관통하는 까다로운 구간이다.


공사를 총괄하는 이인복 현대건설 사업수행2팀 팀장은 "남부철도는 단순한 인프라 사업이 아니라 필리핀 수도권의 생활 반경을 넓히는 프로젝트"라며 "통근·통학뿐 아니라 물류비 절감, 신도시 개발 등 경제 구조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좁은 골목과 기존 건물 사이를 피해가야 해 사실상 기존 철로 부지를 재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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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난관은 부지 확보였다. 불법 거주민 이주와 국가 핵심 전력라인 이설이 동시에 철도 라인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고압케이블은 필리핀 전력의 동맥이어서 한쪽이라도 멈추면 국가 전력 공급이 끊기게 된다. 현대건설은 관계기관 협의 끝에 올해 말쯤 한쪽 라인을 차단(Shut Down)하고 이설을 마칠 예정이다.

태풍과 폭우, 고온다습한 기후도 변수다. 하지만 중동을 포함해 10여년 간 해외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이 팀장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한낮 35~36도 정도로 중동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코일철근(Bent Coil Rebar)'을 도입했다. 스페인에서 수입한 코일 형태 철근을 절단·용접 없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용접 오차를 줄이고 안전사고 위험도 낮추며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필리핀 현장에선 처음 적용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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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2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대부분 현지 인력이다. 관리자 400명 역시 필리핀 사람이다. 이 팀장은 "직영 비중이 70%에 달하고, 나머지는 용역 인력을 병행해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며 "근로자 일당은 약 2만 원 수준이지만 자재비와 장비비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이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쓰는 분야는 안전관리다. 매일 '히트스트레스 지수'를 점검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팀장은 "중동처럼 작업을 멈춰야 할 정도의 폭염은 아니지만,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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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현대건설의 필리핀 재진출 프로젝트다. 이 팀장은 "1980년대 ADB 본청 공사 이후 30여 년 만의 복귀"라며 "EDCF(국제협력기금)과 ADB(아시아개발은행) 차관사업이 늘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남부철도 외에도 마닐라 북부철도, 바탄~까비떼 해상교량, 라구나 해안도로 등 후속 대형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 팀장은 "철저한 품질·안전 관리로 발주처의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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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남부철도 건설 프로젝트 담당 이인복 현대건설 팀장/사진=김평화 기자

문틴로파(필리핀)=김평화 기자 머니투데이 2025.11.13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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