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세마네의 기도를 따라 드리는 묵상 기도문
아버지여, 그 밤에 주께서 홀로 무릎 꿇으셨던 그 자리로 제 마음을 데려가 주소서.
살려 달라 애타게 부르짖으면서도, 결국은 아버지의 뜻에 자신을 맡기셨던 그 순종의 숨결을, 이제 제가 조용히 듣게 하소서.
주님, 제자들은 피곤함에 져서 졸고 있었고, 영혼의 싸움이 치열한 그 순간을 다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께서 그 깊은 기도의 의미를 제자들에게 밝히 드러내 주셨듯,
오늘 제 마음에도 그때의 진실을 비추어 주소서.
“너희는 나의 곁에 있으라.”
그러나 그들은 잠들었고,
저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기도해야 할 순간에 눈이 무거워지고,
깨어 있어야 할 시간에 마음이 흔들리는 제 연약함을 주 앞에 올립니다.
주님, 그 밤에 당신이 홀로 드린 기도는
이 땅의 모든 연약한 자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였음을 압니다.
제자들이 보지 못한 장면들을,
당신께서 친히 그들의 마음에 새겨주신 것처럼,
저에게도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의 그 고독과 순종을
성령께서 가르쳐 주소서.
아버지여,
주께서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던 그 겸손을
제 삶의 중심에도 심어 주소서.
겟세마네에서 흘린 그 땀방울 같은 기도,
그 깊은 순종의 고백을 오늘 제 영혼에 다시 새기오니
저를 깨워 주시고,
저를 일으켜 주시고,
저를 순종의 길로 인도하소서.
주님,
그때 제자들은 졸았으나,
오늘 저는 주께서 들려주신 그 이야기 앞에 깨어 있기를 원합니다.
그 밤의 고통을 기억하고,
그 밤의 사랑을 붙들고,
그 밤의 순종을 따라 걷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