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번 주말 시위 예고도
부정부패로 최대 약 3조원 손실 가능성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마르코스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독립 진상조사위원회가 37명의 용의자를 뇌물수수, 부패, 그리고 보석 불가 범죄인 약탈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홍수 조절 프로젝트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최소 37명의 사회 지도층을 올해 안으로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은 마르코스 대통령. /AP.뉴시스그는 진상조사위원회가 약 90억 페소(약 222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건설사 임원 86명과 정부 관료 9명을 형사 고발했다는 것도 알렸다.
아시아에서 태풍과 홍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 중 하나인 필리핀은 재난 대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평균 20개 태풍이 필리핀에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올해 초 홍수 조절 인프라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부실시공으로 인해 결함이 있거나 심지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프라를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제25호 태풍 '갈매기'가 덮쳐 220명이 넘게 숨진 필리핀에 또 다른 슈퍼태풍 '풍웡'이 덮쳐 2명이 사망하고 약 140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사진은 10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시 북서쪽 해안 도시 나보타스에서 침수된 거리를 걷고 있는 이재민의 모습. /AP.뉴시스이런 부패 스캔들은 최근 필리핀을 잇달아 강타한 태풍 갈매기와 풍웡의 피해를 더 키웠다.
필리핀에선 지난 4일부터 태풍 갈매기로 최소 232명 사망하고 124명이 실종됐다. AP 통신은 피해 대부분은 대부분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9일 풍웡이 오로라 주 북동부에 상륙했고, 27명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크리스마스 전에 지목된 사람 중 많은 사건이 종결돼 감옥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소송은 강력하며, 도난당한 막대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보여주기식' 소송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기 위한 소송을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정부의 자금세탁방지위원회가 부패 용의자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명령을 7건 내렸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동결된 자산은 은행 계좌 1671개, 부동산 144개, 차량 244대, 기타 자산의 가치가 약 63억 페소(약 15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에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2022년 취임한 이후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5450억 페소(약 13조4560억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SOC) 사업 9855건이 포함됐다. 랄프 렉토 필리핀 재무장관은 2023년 이후 홍수 조절 사업에 투입된 예산 중 최대 1185억 페소(약 2조9269억원)가 부패로 인해 손실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홍수방지사업 비리 관련설' 장관 2명 교체…정부위기 심화
필리핀에서 대규모 홍수 방지 사업 관련 부패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비리 관련설에 휩싸인 장관 2명이 교체되는 등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행정부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 비서실장 격인 루커스 버사민 행정장관과 아메나 판간다만 예산부 장관이 사임했다.
이들은 홍수 방지 사업 부패 의혹과 관련해 거론된 뒤 "행정부가 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물러났다고 클레어 카스트로 대통령실 공보 담당 차관은 밝혔다. (이하 생략)
박진형2025. 11. 18. 18:37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필리핀 대통령 누나 "동생은 마약중독" 주장… "부패 수사 흔들기" 반박
필리핀에서 때아닌 대통령 마약 중독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된 ‘홍수 방재 사업’ 비리 의혹으로 나라가 뒤숭숭한 가운데, 대통령 친누나가 동생의 마약 장기 복용을 주장하며 정치 공방이 진흙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직 의원·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첫 기소하면서 본격적 사법 처리에 나섰다.18일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누나인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은 전날 마닐라에서 열린 대규모 반부패 시위 연단에 올라 “대통령은 코카인을 장기 복용한 중독자이며, 이 때문에 책임과 정의가 부재한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국정 운영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부인 리사 마르코스와 대통령 부부의 자녀들도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관련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이미 의원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새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지난해 외교 정책과 개헌 문제를 둘러싸고 대통령·부통령 간 갈등 골이 깊어지자, 올해 5월 집권 연합에서 탈퇴하며 동생과 결별했다. 이후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하 생략)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한국일보 입력 2025.11.19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