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SM몰(Mall) 하루 종일 살기 실험

필리핀 SM몰 하루 종일 살기 실험


《SM 몰에서 하루 종일 살기 실험 – 아침부터 폐점까지, 인간 실험 리포트》

필리핀의 모든 것을 품었다는 그곳, SM 몰.
그런데... 거기서 하루 종일 살 수 있을까?
진짜로 아침부터 밤까지, 지하 식당부터 루프탑, 이벤트 홀, 심지어 은행 창구까지
살아봤습니다.
주제는 간단합니다.

“지갑은 얇고, 시간은 많고, 날은 덥고... 그래서 나는 SM에 갔다.”


🕘 09:58 AM – 오픈 2분 전, 인류의 문 앞에서 대기 중

마치 백화점 세일날을 기다리는 할머니처럼, 나는 문 앞에 섰다.
SM 마닐라. 대형 마트 + 백화점 + 지하철역 + 놀이터 + 병원 + 교회 + 도서관 + 바다 빼고 다 있음.

벌써 앞에 사람들 줄섰다.
놀랍게도 다들 운동복 차림의 시니어들.
왜냐고요?
여긴 노인들의 아침 걷기 성지.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쇼핑카트 끌고 걷기 → 혈압 정상.

10:01
문이 열리자마자 60대 군단 진입.
나는 따라 들어가며, 오늘 하루 생존 게임의 시작을 선언한다.


🧃10:17 AM – 조식 : “시리얼 대신 시우마이”

1층 푸드코트.
Jollibee도 있고, Chowking도 있고, Subway도 있고…
근데 돈 없잖아요.
그래서 찾은 건 Siomai King – ₱35짜리 시우마이 4개 + 밥 세트
소스는 무제한.
거기서 칼라만시 4개 짜서 초장 만든 다음… 존맛.
이걸 먹으며 나는 깨달았다.

“이 정도면 이케아보다 낫다.”


🧼11:00 AM – 몰 구경 타임 : '샤넬 옆에 20페소 샌들'

산책 겸 탐험 시작.
SM몰은 테마파크처럼 구역이 다 다름.

  • 1층: 화장품과 은행, 사람들 많은 메인홀

  • 2층: 옷가게 & 전자기기 매장, 노래하는 ATM기(!)

  • 3층: 푸드코트와 영화관

  • 4층: 행사장과 정부 서비스존 (SSS, PhilHealth 등)

제일 신기한 건:
하이엔드 향수 매장 옆에 ₱99짜리 발마사지 쿠폰 파는 부스가 있음.
럭셔리와 생존이 공존하는 공간. 그게 필리핀 SM이다.


🧠12:24 PM – “은행 업무 보러 SM 가는 이유”

SM 안에 BDO, Metrobank, Landbank 다 있음.
근데 오늘의 진짜 목표는 은행이 아님.
에어컨.

은행 안이 제일 시원하다.
순번표 뽑고 앉아서 40분 기다림.
내 업무는 없음.
그냥... 앉아 있는 게 일이다.

옆자리 할머니가 먼저 말을 건다.
“Mainit sa labas, no?”
그래요. 밖은 지옥이에요.
은행은 냉장고입니다.


🍗01:47 PM – 점심: “₱99 무제한 밥과 치킨, 그리고 콜라 리필”

‘Mang Inasal’ 입성.
필리핀 밥 덕후들의 성지.
₱99에 닭다리 1개 + 무한 밥 + 무한 소스 + 무한 국물
심지어 콜라 리필까지 해줌.
이건 거의 스펙터클 생존 패키지.

눈치껏 3번 리필하고 나옴.
배는 불렀지만, 마음은 더 따뜻해졌다.


📚03:00 PM – SM Cyberzone에서 인생 리셋 시도

2층 사이버존은 말 그대로 전자기기의 천국
핸드폰, 노트북, 스마트워치, CCTV, 중고폰, 파워뱅크, 심지어 드론까지.

나는 대놓고 쇼핑 안 하고,
“브라우징만요~” 하며 에어컨 옆 노트북 존에 착석.
30분 동안 맥북 Pro로 내 블로그 수정함.
직원은 아무 말도 안 함.
왜냐? 여기선 다들 그래.

옆에는 고딩 두 명이 PUBG 모바일 테스트 중.
진짜 몰에서 인생 사는 사람들이다.


🛋️04:15 PM – 의자 찾기 게임

이제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
여기서부터 진짜 생존의 기술이 요구됨.
SM은 넓지만 앉을 곳이 거의 없음.
그래서 나는 전략을 세운다.

  • 영화관 입구 앞 – 의자 있음 (단, 데이트족 많음)

  • 환전소 대기석 – 앉으면 눈치 줌

  • 유모차 대여소 옆 – 그림자 + 벤치 있음 → 최고지점 발견

거기서 40분간 책 보는 척하며 수면.
슬리퍼 신고 자는 내 모습,
누가 봐도 ‘장기 거주자’


🎬06:00 PM – 몰 이벤트존에서 K-pop 댄스 경연대회 구경

SM몰은 항상 무언가 하고 있음.
오늘은 ‘K-Pop Random Play Dance Contest’
진짜임.
10대들이 블랙핑크 춤 추고,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나와서 EXO 율동 완벽하게 함.
사람들 박수 갈채.
몰 전체가 잠깐 클럽이 됨.

나는 박수치며 감동했다.
왜냐? 무료 입장에, 무료 감동.


🍦07:30 PM – 저녁은 ₱20 아이스크림

배는 아직 부르다.
그래서 저녁은 ₱20 아이스크림 콘
푸드코트 앞 작은 가판대에서 사 먹음.
플라스틱 맛 나는 바닐라지만, 행복은 진짜.


🕘09:00 PM – 폐점 음악이 흐른다

몰 전체에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흐르기 시작.
SM의 전설적 폐점 멜로디.
“Thank you for shopping at SM... we hope to see you again…”
직원들이 대걸레 들고 무릎 꿇고 바닥 닦기 시작.
사람들 슬슬 빠지기 시작.

나는 마지막까지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은행 대기석에서 얼굴 정리 후 당당히 퇴장.


🧾 결론 : SM몰은 몰이 아니다. 그건 생활 인프라다.

  • 에어컨 빵빵, 식사 해결, 이벤트 무료, 앉을 곳만 찾으면 완벽한 하루살이 가능

  • 집보다 시원하고, 거리보다 안전하고, 공원보다 재미있음

  • 진짜 필리핀 로컬 문화는 시장보다 몰에서 발견된다


내일은 다른 곳으로 여행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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